
외관 설명
은근하게 붉은 빛이 도는 백금발에 묘하게 보랏빛이 도는 녹색 눈. 외꺼풀.
올라간 눈꼬리와 삼백안이 쳐진 눈썹의 영향을 받아 그다지 또렷하지는 않은 인상이다.
특유의 무표정과 살짝 내려온 눈그늘 탓에 피곤해 보이기 쉬운 편. 그러나 표정변화가 적어서 늘상 그렇게 보인다.
143cm. 또래에 비해 작은 체구. 조금 마른 체형이다.
덥수룩히 끝이 뻗친 머리와 제 몸보다 큰 옷이 어딘가 후줄근한 느낌. 손이 거칠다
기타 설정
"...나는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 조용한
힘 없이 조곤조곤한 말투 탓도, 실제로도 말을 적게 하는 탓도 있겠지만, 어찌 됐건 전체적으로 조용하다는 인상.
...이긴 하나, 자기가 해야 할 말은 하고야 마는 성격이다. 무례하지 않을 선에서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
과묵하다기보다는 구태여 하지 않아도 될 말은 잘 하지 않는 딱 그 정도로, 반대의 경우 말이 많아지기도 한다.
- 이타적인?
부모의 영향인 듯 은근히 주변을 챙기는 모습을 많이 보이지만, 천성까지는 아닌 듯 세심히 돌보는 것에는 능숙하지 못하다.
마냥 이타적이라기엔 어딘가 개인주의가 섞인 느낌. 그래도 일단은 타인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데에 크게 망설이지 않는다.
- 반 년차 신입
보육원에 들어온 지 반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 모든 아이들과 친하다고 자부하긴 힘들어도 기본적인 친분은 있는 상태.
사교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성격이지만 타인과의 교류를 거리끼지 않아 적당히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독서 등 무언가를 읽는 걸 더 선호하기는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놀거나 장난치는 것도 싫어하지 않아 종종 같이 어울려 놀기도 한다.
- 루트 레드포드
아직 가족끼리 생활하던 시절에 같이 살았던, 하나뿐인 쌍둥이 형제.
약 3년 전 부모님의 갑작스런 실종으로 각자 친척집에 맡겨졌다가, 이런 저런 사정 끝에 우연히 보육원에서 재회했다.
이란성 쌍둥이로 생김새가 완전히 똑 닮지도 않고, 성격적인 차이도 크지만 본인은 나름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는 듯.
현재 곁에 있는 유일한 가족이기에 내심 의지도 하고 있고, 소중하게도 생각하고 있다.
스퀘어 레드포드 | 13 | M
관계란

자그마한 추격전 :: (...대체 저런 건 어떻게 하는 거야?)
물건을 잘 찾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관심이 생겨 알아본 그 주인공은 이미 아는 얼굴이었다. 쾌활하게 웃으며 윌리라고 불러달라던 활기찬 아이.
무언가를 잘 찾아내는 재능은 언젠가부터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비법을 알아낼 수 있을까 싶어 말을 걸어봤지만, 결과는......
타인에게 '자신만의 기술'을 알려주기 싫은 것도 어느 정도 납득하고 있으나, 그래도, 혹시, 어쩌면... 하고 무언가를 찾아 나선 그의 주변을 종종 맴돌기 시작한 게 어언 반 년. 그 시간이 무색하게도 일단 저 정도로 잘 돌아다니는 수밖에 없나, 하는 추측 외에는 알아낸 게 하나도 없다.
물론 그가 진심으로 귀찮아하거나 싫어하는 모습이 보이면 슬슬 그만둘까 싶은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언젠가였나, 마치 무언가의 대결에서 제가 이긴 듯 찾아낸 물건을 자랑스레 내보이는 친구의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그 덕에 다행히 지금은 그런 걱정 없이 은근슬쩍 틈만 노리고 있는 상태. ...아마 당분간은 계속 이런 상황을 유지하지 않을까.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그가 야속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별개로 그 능력이나 노련함 등은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윌로우 알터
'좋은 꿈'같은 순간들 :: (이 책, 왠지 마음에 들어할 것 같은데. 오늘도 거기 있으려나.)
보육원 내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행동을 잘 보이지 않던 조용한 아이. 대체로 떠들썩한 아이들 속에서 그 모습이 역으로 눈에 띄는 것도 분명 있었으나, 그것보다 더 관심을 끈 것은 그 아이가 자러 가기 전 항상 건네는 인사였다. "좋은 꿈 꾸시길 바라요."
꿈을 거의 꾸지 않고 살면서도 구태여 이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본 적 없던 삶이었건만, 그 한 마디는 왜인지 꿈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리고- 타인의 '좋은 꿈'을 기원해주던 아이에게 그 꿈의 내용에 대해 묻기까지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꿈에 대해 묻고, 듣기를 제법 반복했을 때 즈음. 꿈을 잘 꾸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로 받은 작은 선물은 비록 좋은 꿈을 제게 가져다줄 것이라는 믿음은 주지 못했지만, 그런 꿈을 꾸고 나면 이런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서툰 솜씨지만 어딘가 따스한 마음이 느껴지는 드림캐쳐는 보육원 안에서 생긴 작은 보물. 예상했던 대로 딱히 큰 효과는 보지 못한 지금까지도 소중히 머리맡에 걸어 두고 있다. 진짜 거미줄이 생긴다거나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특별 관리하는 중.
그 후로는 조용한 곳과 독서라는 접점으로 소소하게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서로 아무런 대화 없이도 편안함이 느껴지는 순간들. 그런 순간마다 보육원에 온 뒤 갑작스레 떠들썩해진 일상, 그 사이에 짧게 꿈을 꾸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드는 때가 자주 있었다. 사실 그런 기분은 잘 모르지만서도 왠지, 마냥 그런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앨리스 퀸
수많은 도움과 하나의 걱정 :: (그렇게 다른 사람들만 챙겨주다가는... ...내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지만.)
보육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다방면에서 종종 도움을 받았다. 물론 갓 들어온 햇병아리를 도와주려는 이들은 많이 있었지만, 간만에 재회한 쌍둥이 형제와 있는 시간을 피해주는 배려를 느낀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기에. 그런 작은 배려들은 차곡차곡 쌓여 여러 도움들 속에서 유독 더 기억에 남았다. 어느 정도 보육원 생활이 몸에 익어 혼자서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무렵, 제게 해주었던 것처럼 다른 아이들을 돕고 있는 조용한 소녀에게 먼저 말을 건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 도움을 받을 때. 동그란 눈을 빛내며 바깥 세상에 대해 물어오는 모습에도 별 대수롭지 않게 답을 했었던 기억이 나기도 하는 것이, 지금은 제가 해줄 수 있는 나름의 보은이 되었다. 세상에 대한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만 다행히 건네받은 질문들은 대체로 그녀를 닮아 소박한 것들이었기에, 없는 말주변을 그러모아 성심성의껏 답해주고 있다.
그렇게 친분을 쌓기 시작했을 즈음부터 지금까지. 이 다정하고 조용한 친구를 보면서 드는 걱정은 다른 아이들을 챙겨주기만 한다는 것, 이타적인 것을 넘어 희생적인 모습이 많이 보인다는 것. 이는 남을 돕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부모 덕에 어느 정도 익숙한 것이었지만, 그 탓에 오히려 아이에게 그런 삶의 문제점을 비춰보고 있는 듯도 했다. 어차피 타인의 삶이니 깊게 관여하지는 않고 있으나, 적어도 제 손이 닿는 선에서는 조금이라도 챙겨주고 싶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다.
비앙카